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가 드디어 연승 행진의 시동을 걸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변속 기어' 는 안산전 2골 모두를 어시스트한 박원재(26)의 보이지 않은 헌신이었다. 

제주는 5월 31일 오후 4시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5라운드 안산그리너스FC와의 원정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546일 만에 들려온 연승 소식. 부천FC 1995에 이어 안산까지 원정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제주는 승점 7점을 확보하며 리그 4위까지 올라섰다. 

사진제공/제주유나이티드

제주가 상승세를 타기까지는 박원재의 숨은 활약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제준 4-4-2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2연승을 질주했다. 전방위 압박과 함께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일시에 치고 나가는 측면 공격이 주효하고 있는데, 이때 과감한 오버래핑과 정교한 크로스로 제주의 '변속 기어'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박원재다.

안산전에서도 박원재의 플레이는 돋보였다. 강윤성이 상대 공을 뺏어낸 뒤 곧바로 역습으로 전환됐고, 박원재가 오른쪽 터치라인을 따라 빠르게 오버래핑하며 주민규의 선제 헤더골을 견인하는 크로스를 연결했다. 경기 막판에는 코너킥 찬스에서 흘러나온 볼을 욕심내지 않고 슈팅각도가 잡힌 강윤성에게 잘내주며 극적인 결승골까지 어시스트했다. 

애제자의 활약을 지켜보는 남기일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고 있다. 2017년 전북현대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측면 수비수 박원재는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성남FC 임대를 택한 박원재는 남기일 감독의 지도 아래 11경기 출장 1골의 활약을 펼쳤다. 박원재가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 유니폼을 입은 이유도 남기일 감독의 존재가 컸다. 

남기일 감독은 "박원재는 정말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다. 안산 원정에서도 봤듯이 동료들의 신뢰도 받고 있다는 게 플레이에서도 보인다. 지금 제주에 역동성을 더해주는 선수다. 앞으로 더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원재는 이에 고무되지 않고 더 강하게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그는 "아직 100%를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도 많이 남아있고, 시즌이 끝나고 잘했다는 말을 들어도 충분하다. 부족한 점이 많다. 제주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겠다. 무엇보다 팀에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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