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 003대회에서 젊은 파이터들의 패기가 매서웠다. 선배들을 잠재우며 새로운 세대들의 등장을 알렸다.

ROAD FC 와 아프리카TV는 지난 17일 잠실 롯데월드 핫식스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ARC 003을 개최했다. 8경기 16명의 파이터들이 오랜만에 올라간 케이지에서 자신의 모든 걸 쏟아내 온라인에서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ARC 003대회에서 10초 KO로 ARC 기록 세운 고등학생 파이터 오일학 [사진출처/ROAD FC]

◆ 10초 KO로 ARC 기록 세운 만 18세 오일학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메인 이벤트였다. 만 18세의 고등학생 오일학이 제대로 일을 냈다. 대선배를 상대로 10초 만에 승리를 거두며 ARC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오일학의 상대는 ‘특전사 출신’ 김은수. 현직 관장이자 BJ홍구의 격투기 스승, 그리고 오일학보다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다. 이번 경기 전까지 13경기에 출전, 판정을 단 한 번도 가지 않을 정도로 화끈하게 경기해 오일학과의 난타전이 기대됐다.

김은수는 경기 전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힘과 펀치를 느끼게 해주겠다"며 오일학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김은수의 말에 오일학도 "상대가 누구든 난타전이 좋다"며 바로 응수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터프하기로 유명한 김은수를 상대로 오일학이 대반란을 일으킨 것.

경험에서 밀리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오일학은 단 10초 만에 김은수를 꺾었다. 경기 시작 직후 접근하는 김은수에게 라이트 훅을 정확히 적중시키며 다운을 얻어냈다. 이후 파운딩 동작도 깔끔하게 연결시키며 심판의 경기 종료 사인을 받아냈다.

지영민(오른쪽)과 고동혁 경기모습

◆ 대진 바뀌는 혼란 상황에서도 화끈한 승리 따낸 양지용과 지영민

오일학이 대어를 잡기 전에는 양지용과 지영민이 KO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양지용은 한민형, 지영민은 고동혁을 쓰러뜨렸다.

두 개의 대진은 부상 선수들로 인해 변경된 대진이다. 양지용은 양지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한민형과 대결하게 됐다. 체급도 -65.5kg 페더급에서 –69kg 계약체중으로 변경됐다.

지영민과 고동혁의 경기도 마찬가지다. 지영민은 김용근과 박재성의 대결에서 김용근의 대체 선수로 투입됐는데, 상대인 박재성도 부상을 당하며 고동혁과 대결하게 됐다. 대체 선수들이 맞붙게 된 것이다.

이 경기는 숨은 스토리가 하나 있다. 지영민이 대체 선수로 투입돼 박재성과의 경기가 결정됐을 때 고동혁이 지영민의 경기를 축하하며 승리를 기원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본인이 응원한 선수의 상대가 됐다.

한민형과 양지용(왼쪽) 경기 모습

경기 내용을 설명하자면 양지용과 한민형의 경기는 신장은 작지만 빠르고 탄력 넘치는 양지용이 순식간에 펀치를 연이어 안면에 적중시키며 승리했다. 워낙 빠른 공격이었기에 한민형은 미처 대처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지영민과 고동혁의 경기는 약 10cm의 신장 우위를 보인 지영민이 거리 싸움에서 승리했다. 고동혁이 거리를 좁히며 클린치 상황을 만들어냈지만, 그 이상의 성과는 얻지 못하며 결국 파운딩 공격에 무릎을 꿇었다.

박찬수와 박시원(왼쪽) 경기 모습

◆ 5연승의 박시원, 페더급 정상 향해 한 발 더 성큼

박시원과 박찬수의 경기는 이날 진행된 경기 중 가장 흥미진진한 경기 중 하나였다. 4연승 중인 박시원이 박찬수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매치였다.

두 파이터는 경기 전부터 신경전을 벌였는데, 박시원이 박찬수를 안중에도 없는 듯 "솔직히 상대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경기까지는 무난하게, 쉽게, 지금까지 했던 경기들처럼 이길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래플링에서 서브미션으로 이기는 걸 많이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화끈하게 싸워서 KO 시키는 것도 보여주고 싶고, 재밌게 화끈하게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

박찬수도 "나한테는 딱 좋은 스타일의 선수다. 그 친구 입장에서는 쉽지 않을 거다. 박시원 선수보다 더 상위 버전인 왼손잡이 선수들과 훈련을 많이 해왔다. 박시원 선수가 (김)태성이 형이랑도 경기하고 싶다고 했는데 내 선에서 정리하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경기에서 박시원은 185cm의 큰 키를 활용한 거리 싸움으로 1라운드부터 박찬수를 괴롭혔다. 박찬수가 좀처럼 거리를 잡지 못하는 사이 잽과 킥으로 원거리 공격을 날카롭게 적중시켰다. 박찬수가 클린치 상황을 만들자 곧바로 방어하고, 회피하며 좀처럼 틈을 주지 않았다.

2라운드부터는 박찬수가 거리 싸움에 적응된 모습이었다. 킥을 섞으면서 상대의 움직임을 둔화시킨 박찬수는 거리를 좁히며 자기 거리에서 타격을 시도했다. 1라운드보다는 훨씬 나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박시원이 테이크다운에 성공하기 직전 박찬수가 케이지를 잡으며 방어하는 반칙을 저질러 감점을 받았다. 포인트 싸움에서 우위가 있었던 박시원이 더욱 우위를 점하는 순간이었다.

이는 3라운드에서도 영향을 끼쳤다. 계속해서 웃으며 여유를 보이는 박시원과 달리 박찬수는 점수를 따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도발을 하며 상대를 흔들어보려고 했지만, 박시원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승부도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 박시원의 승리였다. 이번 승리로 박시원은 프로 5연승을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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