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 김영욱 선수 모습 (사진출처/제주유나이티드)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환상 케미' 이창민과 김영욱 선수가 K리그2 우승을 이끈 '중원의 지배자'로 우뚝 섰다.  

2020시즌 K리그2 무대의 주인공은 제주였다. 8월 1일 전남전(1-1 무)을 시작으로 11월 7일 충남 아산전(1-0 승)까지 16경기 연속 무패행진(12승 4무)을 질주하며 승점 60점과 함께 K리그2 정상에 등극했다. K리그2 최소 패배(3패), 리그 최소 실점 1위(23실점). 리그 최다 득점 2위(50골). 5월 23일 대전전(2-3 패) 이후 최종전까지 무려 25경기 동안 매 경기 득점. 지난해 K리그1 최다 실점(72실점)으로 2부리그로 강등됐던, 그 아픔을 모두 메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압도적 우승이었다.

강력한 전방 압박과 유기적인 조직력을 강조하는 남기일 감독의 축구 스타일에 '감귤타카'로 불리는 제주 고유의 패싱 축구가 제대로 녹아든 결과였다. 특히 빌드업의 구심점이자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1차 저지선 역할을 도맡은 이창민과 김영욱의 중원 조합은 단연 돋보였다. 3-4-3 포메이선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손발을 맞춘 이들은 2020시즌 개막 이후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야말로 환상적인 케미를 뽐냈다. 

시작부터 좋았다. 주장 이창민은 2020시즌 개막을 앞두고 등번호를 14번에서 8번으로 교체했다. 2016년 제주 입단 후 줄곧 14번을 달았던 그였지만 전남 드래곤즈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절친한 선배인 김영욱을 위해 8번을 달았다. 이창민은 전남 시절(2015년) 김영욱에게 많은 조언과 도움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연령별 대표와 전남시절부터 14번을 애용했던 김영욱은 이창민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들의 훈훈했던 재회는 그라운드 위에서 뜨겁게 타올랐다. 강력한 중거리슛을 무기로 한 공격적 축구 스타일로 ‘한국의 램파드’라 평가받던 이창민은 올시즌 팀 전술에 맞춰 자신의 스타일을 변화시켰다. 상대 패스의 줄기를 차단하고 역습으로 전환하는 변속 기어 역할을 해냈다. 획득 리그 1위(333개), 패스 리그 4위(1,223개), 중앙지역 패스 리그 3위(883개) 등 각종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김영욱은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의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효율적인 패스를 뿌렸다. 경기당 평균 1만 1115m를 뛰었다. 이는 팀 내 1위 기록이다. 키패스는 리그 2위(33개) 도움 리그 1위(7개)가 우연이 아닌 이유다.

세트피스에서도 이들의 케미는 빛났다. 이창민은 오른발 프리킥 전담 키커로 맹활약했다. 특히 10월 3일 안양과의 홈 경기(4-1 승)에서 경기 종료 직전에 터트리는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 득점은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 김영욱은 코너킥 전담 키커로 장점을 극대화했다. 김영욱은 전남에서 세트피스 전담 키커로 활약했을 만큼 킥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선수였다. 제주에서도 날카로운 궤적과 정교함으로 수 많은 득점 찬스를 연출했다.

이들은 제주의 K리그2 우승과 함께 다가올 하나원큐 K리그2 대상 시상식 2020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꿈꾸고 있다. 24경기에 출전해 4골 2도움을 기록한 이창민은 레안드로(서울E), 백성동(경남), 안병준(수원FC)과 MVP 부문에서 각축을 벌이고, BEST11 미드필더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K리그2 도움왕에 오른 김영욱(23경기 출전 1골 7도움) 역시 BEST11 미드필더 부문 후보에 오르며 개인상 더블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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