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빨리 짐 챙겨" 지난 6월 삼척에서 열린 여자초등부축구대회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팀 지도자들은 선수들을 향해 연신 목소리를 높여 재촉하기에 정신이 없다.

이는 경기 때문에 식사시간을 넘긴 선수들을 밥이라도 먹여 학교로 복귀해서 다음날 등교를 해야 되는 수업 일수 때문이라 제대로 된 휴식은 고사하더라도 씻지도 못하고 차에 올라야 된다고 옆에서 짐을 거들던 해당 팀 관계자의 귀띔이다.

2021 등록된 여자축구팀은 12개 팀으로 총 138명의 선수가 등록되어 있다, 최소 선수 팀은 10명이며 최다 선수 팀은 19명으로 이루어진 팀에는 2학년이 5명이며, 3학년은 10명의 저학년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층은 제약적일 수밖에 없는 열악한 여건에서 참가하는 대회 기간은 단 5일에 모든 일정을 마쳐야 한다.

초등부 경기는 8인제이라지만 경기시간이 전,후반 각각 25분씩을 뛰어야 하는 대회 규칙과 예선리그와 본선토너먼트로 진행되는 대회 방식은 대회기간동안 예선리그에서 단 하루의 휴시기이 주어질 뿐 매일 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속에 심지어는 오전에 마지막 예선전을 치러 본선 행을 확정되면 바로 오후에 8강전에 출전해야한다.

이에 대해 연맹관계자도 "수업일수 때문에 우리도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이라 자괴감을 느끼며, 어린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안타까움을 전할 정도로 운동장을 한번이라도 찾은 대회관계자들과 지도자들, 절절한 심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학부형님들은 교육부가 내세우는 ‘수업권 보장’은 동의하나 학생선수들에게는 배려가 전혀 없는 너무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막무가내 밀어붙이기 정책들은 어느 누구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여론이 팽배한 실정이다.

이는 비단 여자축구초등부 학생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닌 초, 중, 고, 대등 남녀선수들 대부분이 같은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교육부는 23일 대한 체육회 공문을 통해 순차적으로 학생선수의 출석 인정 일수를 순차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혀 지도자와 학부형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며 빈축을 사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각 종목별 단체에 보낸 공문 내용을 의하면 기존 출석 인정일수 (초등학교 10일-중학교 15일-고등학교 30일)에서 초등학교 출석 인정 일수를 2022년도에는 0일로, 중학교는 10일, 고등학교는 20일로 변경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3년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초, 중학교는 0일로 고등부는 10일로 축소를 확대하는 골자로 이루어진 교육부의 안에 대해 각 종목 단체의 의견을 묻는 공문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탁구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방법만이 최선인가요? 교육부는 한번이라도 현장의 학부모, 학생선수들과 심도 있는 시간을 가져 보았나요?"반문하면서"스포츠대회 참여도 중요한 교육의 일부이다. 공정한 룰 속에서 존중과 우정, 그리고 탁월함을 배우게 된다"면서 "정부의 체육정책에 대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또한 축구선수로 활동한바 있는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소속 황대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수원4)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스포츠 복지의 중심이 될 학생선수들의 꿈을 버리실겁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학생선수들의 대회와 훈련을 탄압하는 것이 진정 체육계를 혁신하고,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는 해답인 것이냐"며 "더불어민주당 체육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의 자격으로 유 장관과 스포츠혁신위원회에 공개토론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황대호 의원은 "주로 엘리트 체육을 의미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학생선수의 개념은 취미와 생활체육에 참여하는 학생을 포함하는 의미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이들의 희망 진로 또한 프로선수 뿐만 아니라 스포츠산업 각 분야와 관련된 직업인 경우가 많다"고 강조하면서"학생선수들이 지역에서 충분히 훈련하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체육 인프라를 확충해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포츠혁신위는 오히려 학생선수들의 훈련과 대회 참여 기회를 대폭 축소시켜 학생선수들의 꿈을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대호 의원은 "최저학력 미달 선수들에 대한 대회 참가 금지 지침은 오히려 ‘공부를 하지 말라’는 의미의 역차별적인 발상에 불과하여 선수들 편 가리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학기 중 주중 대회 참가 금지와 최저학력 미달 선수의 대회 참가 금지를 비롯해 합숙소 전면 폐지와 소년체전에서 축전 전환 등 스포츠혁신위 권고에 따른 지난 3년의 성과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교육부와 스포츠혁신위에 공개토론을 거듭 요구하고 비판을 가세했다.

교육부가 최근 지속적으로 학생 선수들의 대회 출전으로 인한 결석 일수를 제한하는 제도를 강화하면서, 실제로 일부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결석 일수 제한이 많아지자 상당수 학생 선수들이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출결이 비교적 자유로운 방송통신고등학교로 적을 옮기거나, 자퇴한 뒤 사설 클럽에서 운동에만 전념하는 선수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여서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받은 권리가 오히려 학생 선수들의 발목을 잡아 학교 밖으로 내모는 역효과만 양산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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