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공감의 시대
<신간> 공감의 시대
  • 정리 이주리 기자
  • 승인 2017.08.29 15:1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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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 옮김/ 김영사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인 동물이며, 생존을 위한 경쟁과 투쟁이 자연의 법칙이라는 믿음은 20세기를 지배했다. 특히 다윈의 자연선택 개념을 인간 사회로 확대 적용한 사회적 다윈주의는 ‘열등한 자는 도태되고 생존 조건에 적합한 자가 살아남는다’라는 이데올로기로 신자유주의자나 인종주의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세계가 약육강식의 원리로 움직이는 것이 인간의 동물적 본능에 따른 것이며, 따라서 그로 인해 벌어지는 부정적 사태들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겼다. 실제로 세상은 전쟁과 테러, 권력 투쟁이 끊이지 않았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었기에 많은 이들이 그것을 우리의 생물학적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러한 패러다임은 과학과는 무관한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프란스 드 발은 단언한다. 

'공감의 시대'는 영장류를 비롯해 포유류와 조류 등 다양한 동물의 사회적 행동 연구를 통해 동물과 인간이 선천적으로 공감 본능을 타고났으며, 그로부터 비롯된 이타성과 공정성의 발현은 결국 종의 생존을 위한 자연선택의 결과임을 입증한다.

프란스 드 발은 인간의 이기적인 면이나 공격성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윤을 추구하는 동물로서 신분과 영역, 식량 확보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고도로 협동적이고 불의에 민감하며 대개는 평화를 사랑하는 사회적 동물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 성격의 경향 중 한쪽을 간과하는 사회는 이상적인 사회가 될 수 없다고 드 발은 말한다. 다만 그는 순전히 이기적인 동기와 시장의 힘으로만 형성된 사회는 부를 생산해낼 수는 있어도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단합이나 상호 신뢰를 이끌어내진 못한다는 점에 집중한다. 실제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많은 이들이 부의 축적을 위한 자유 시장 원리가 조금도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고, 사람들은 공생을 위한 협동과 결속을 그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하게 되었다.

드 발은 공감이 생존에 기여하는 진화적 가치를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에 대해 더 정확한 시각을 가질 수 있고, 이를 기반 삼아 사회를 설계하고 만들어갈 때 탐욕의 시대와 작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본성을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것으로 볼 때와 우리의 밑바탕에는 협동과 이타성, 유대의식과 공정성에 대한 감각이 자리하고 있다고 볼 때 세우는 사회의 경계선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공감의 시대'가 원서 출간 당시(2009년) 생물학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 강렬한 영감을 주고, 세계 주요 매체들과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드 발의 연구가 보여주는 메시지가 곧 시대정신과 일치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도 유효한 메시지이며, 귀를 기울여야 할 시대의 요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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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tks 2017-08-30 18:56:30
내세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현세의 부귀영화는 중요한 의미가 없다. 성직자들을 포함해서 많은 구도자들이 경전이나 명상에만 의존해서 우주와 생명의 본질을 탐구했기 때문에 올바른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그들의 탐구는 결국 우물 안의 개구리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들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와 종교학자도 유능한 학자로 출세하기 위해서 무비판적이며 맹목적으로 기존학문을 배우고 익히는 데만 치중하므로 학문의 오류를 탐지하지 못한다.

dltks 2017-08-30 18:56:00
인간의 장기를 기증하면 다른 사람에게 이식돼서 원래 주인의 생명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잘 살아 간다. 그렇다면 인간은 하나의 주체에 의해서 통제되는 단일생명체인가 아니면 여러 생명체가 함께 살고 있는 집단생명체인가? 기존의 과학이론을 뒤집는 혁명적인 이론으로 우주와 생명을 새롭게 설명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과학자들이 반론을 못한다. 이 책은 서양과학으로 동양철학을 증명하고 동양철학으로 서양과학을 완성한 통일장이론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