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경남FC

경남FC는 14일 오후 7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치러진 2021 FA컵 3라운드 FC목포와의 맞대결에서 연장 120분의 긴 승부 끝에 3대1로 승리했다.

경남의 선발 라인업은 의외성이 짙었다. 경기 날 이틀간 전후로 리그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선발 라인업에 로테이션 멤버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선발 멤버의 대부분이 주전 멤버로 구성됐다. 눈여겨볼 포인트는 이정협, 이의형의 투톱 체제와 배승진의 중원 미드필더 배치다. 이전에 경남은 투톱 체제를 자주 구사했었지만, 이정협과 이의형 같은 전통적인 중앙 공격수로만 투톱을 구성한 적은 이번 경기가 처음이다. 또한 배승진은 계속해서 중앙 수비수로 출전했으나, 이번 경기 전진 배치되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배승진이 비운 중앙 수비수 자리는 이광선이 메우며 수비진을 구성했다.

경남의 공격은 간결하게 치러졌다. 빌드업 상황에선 공을 오랫동안 잡지 않고 원터치 혹은 투터치로 곧바로 내주며 빠르게 진행했다. 마무리 역시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해 목포를 압박했다. 특히, 전반전은 이정협과 도동현이 돋보였다. 두 선수는 목포가 사용하는 5백 수비의 압박을 이겨내고 위협적인 장면을 생산했다는 것이 유의미했다.

전반전이 끝나갈 무렵부터 목포는 경남의 계속된 측면 침투를 막기 위해 측면 수비수를 모두 내려 5명의 수비벽을 세웠다. 경남은 측면에서의 날카로움을 되찾기 위해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 이의형을 빼고 백성동을 투입했다. 백성동은 고경민이 뛰던 측면에 배치됐고, 고경민은 비어있는 중앙 공격수로 배치돼 이정협과 투톱을 이뤘다.

교체 카드의 효과는 후반전 초반부터 바로 나타났다. 백성동은 공격 지역에서 간결하고 빠른 계를 보여주며 목포의 수비벽을 허무는 패스와 움직임을 보여줬다. 후반 13분에는 이러한 연계를 이용해 고경민이 위협적인 슈팅을 하는 찬스를 맞기도 했다.

경남은 후반 14분, 측면에서의 날카로움을 높이기 위해 도동현을 빼고 직전 경기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서 득점을 한 황일수를 투입했다. 백성동과 황일수의 투입 이후 목포의 골문을 계속해서 두드리던 경남은 후반 23분, 황일수가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중앙에서 잡으려던 이정협이 목포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직접 키커로 나선 이정협은 낮고 빠른 슛으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경남 데뷔골이자 이번 경기 선취득점을 뽑아냈다. 이정협은 전반전 날카로웠던 슈팅 감각을 페널티킥에서도 보여주며 리그 포함 8경기 만에 드디어 경남에서 데뷔골을 기록했다.

경남은 이정협의 선취 득점 이후 채광훈의 파울로 인해 목포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목포의 조명철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고, 경남은 득점 직후 바로 동점 골을 허용했다.

경남은 후반 39분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배승진을 대신해 장혁진이 투입됐다. 경남은 후반 들어 백성동, 황일수, 장혁진 등 기존 주전 선수들까지 투입하며 리드를 잡기 위해 분투했지만, 후반 종료까지 아쉽게 득점 기회를 잡지 못하며 연장전을 맞이했다.

연장전 목포는 수비 위주 전술을 거두고 공격 라인을 올리기 시작했다. 경남은 연장 시작과 함께 이광선 대신 투입된 김주환 등 측면 자원들을 필두로 라인을 올린 상대의 뒷공간을 공략해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공격의 결실은 연장 후반에 맺어졌다. 주인공은 주장 황일수와 이정협이었다. 연장 후반 2분, 황일수는 목포의 세트피스 공격 이후 경남 진영에서부터 공을 갖고 출발해 목포 수비수를 모두 따돌리며 왼쪽 끝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황일수가 올린 크로스는 중앙에서 쇄도하던 이정협이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하며 다시 한번 리드를 잡았다. 이정협은 이번 경기에서 경남 데뷔 골에 이어 곧바로 멀티 골에 성공했다.

경남은 이번 경기에서 폭발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연장 후반 10분, 또다시 왼쪽에서 황일수가 측면을 헤집으며 수비를 따돌렸고, 곧바로 중앙에 비어있던 백성동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백성동은 침착하게 슈팅해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경남은 이 득점을 통해 이번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 3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경남은 다시 돌아온 홈에서 값진 승리를 얻었다.

경남은 이번 경기를 통해 그동안 절실히 필요했던 공격진의 조직력 상승을 이뤄냈다. 공격진들 간의 연계 플레이와 움직임이 더욱 날카롭고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이정협은 경기 내내 끊임없는 침투와 주변 공격수들과의 패스플레이를 유기적으로 하는 등 설기현 감독이 추구했던 공격 스타일을 여실 없이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져왔다.

경남은 리그에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FA컵을 통해 반전시키고자 했다. 이를 위해서 안정적인 세트피스 수비와 폭발적인 공격력이 필요했다. 경남은 연장전까지 치르는 혈투 속에서 공격진의 조직력을 상승시키며 강력한 공격력을 확인시켜줬고, 세트피스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며 결국 FA컵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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